조용한 위로가 필요할 때, 서산으로
바다를 품은 바람이 슬며시 속삭이는 곳.
서산 간월암에 발을 디딘 순간, 시간은 느리게 흘렀다.
갯벌 위에 떠 있는 듯한 작은 암자는 물때에 따라 섬이 되었다 다리가 되었다.
그 경계 위에서 나는 나를 내려놓았다.
파도 소리에 마음이 씻겨 내려가는 듯한 기분,
간월암은 그렇게 나를 안아주었다.






잠시 후, 발걸음을 옮긴 곳은 해미읍성.
조용한 성벽 안으로 들어서자 과거가 현재를 끌어안는 느낌이 들었다.
돌담 사이사이 흐르는 바람,
수백 년을 묵묵히 지켜낸 듯한 나무들.
그 아래 서 있으니,
나도 그 시간 속 일부가 되는 듯했다.



돈가스집에 걸려있던 액자^~^

걷다 보니 출출해진 마음에,
성 근처 김추일 수제 돈가스집에서 따끈한 돈가스를 먹었다.
들어가보니 느낄수 있는 맛집분위기^~^
들어오길 잘한거같다
바삭한 튀김 옷 속에 부드럽게 스며든 고기 한 점,
고소한 소스와 함께 퍼지는 따뜻한 맛이
묘하게 여행의 허기를 달래주었다.
디저트로는 해미읍성 밖 호떡집에서 갓 구운 호떡 하나.
쫀득한 반죽 사이로 흘러나오는 달콤한 꿀과 견과류.
손에 닿는 따뜻함, 입안에 퍼지는 단맛이
마음까지 포근하게 덥혀주는 느낌이었다.



다음은 서산 한우목장 산책로.
펼쳐진 초원과 푸른 하늘,
자연이 사람을 위해 준비한 그림 같은 풍경이 반겨주었다.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 따라 걷다 보니
머릿속 걱정들이 풀밭에 내려앉은 듯 가벼워졌다.


마지막 여정은 유기방 가옥의 수선화 정원.
노란 수선화가 가지런히 피어,
고택의 고요함과 봄의 생기를 동시에 느끼게 해주었다.
햇살이 수선화에 스미는 모습은
마치 시간이 천천히 내려앉는 장면 같았다.
사진보다 눈에 담고 싶은 풍경,
그곳에서 나는 잠시 말을 잊었다.
서산은 말하지 않아도 많은 걸 느끼게 해주는 곳이었다.
혼자여도 좋고, 함께여도 더 좋은
마음이 머무는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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